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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열전

많은 분들이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역활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역활입니다.

TT정보통신 최종근 사장

 

최종근씨는 TT정보통신이라는 휴대폰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인천남구장애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었으며, 재가장애인 가정방문 봉사를 시작으로 한뼘 밑반찬서비스, 외출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해왔고, 2010년 2월부터는 동인천 중앙로 지하상가 내 핸드폰판매사업장에서 매월 핸드폰 구매자 명의로 1건 당 5,000원의 기부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중구 중앙로 지하상가에 위치한 TT정보통신을 찾았다. 여느 지하상가처럼 대여섯 집을 걸쳐 하나씩 있는 휴대폰 매장 가운데 유독이 눈에 띠는 매장이 보인다. 매장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에는“휴대폰사면 나도 기부천사”라 쓰여 있었고, 정면으로 보이는 벽을 장식한 모니터의 바탕화면에 쓰인‘나눔과 존중’이라는 신영복교수의 서화가 인상 깊었다. 여느 휴대폰 매장과는 사뭇 다른 이곳이 인천남구장애인복지관을 후원하고 있는 최종근씨의 매장이다.


 

가난했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정말 지독하게도 가난했습니다. 군을 제대하고 전세 200만원의 공동화장실을 써야하는 옥탑방에 세 들어 살았습니다. 하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일했는데 월급까지 받으니 불행할 이유가 없었지요. 지금 이 자리에서 매장을 하기 전에 잡화매장과 휴대폰 매장의 직원으로 일했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려 노력했지요. 제 가게를 가지고 싶은 꿈이 있었고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게 일했어요. 7년 동안 매출을 7배나 늘려 놓았어요. 어느 날 사장님께서 이 가게는 ‘너의 가게 같다’며 가게를 물려주셨습니다. 열심히 일해 온 저를 인정해준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이 제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준비하고 고민하고 해야겠다는 일을 흔쾌하게 해보라 하신 사장님의 지원때문이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

 

“제가 하는 기부라는 것은 크지 않습니다. 휴대폰을 판매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고객의 이름으로 복지관에 기부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제가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고객님들이 기부하는 것입니다. 사실 구매자로부터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고 그것을 나누는 것이기에 내 것이 아닌 것이지요. 그 분들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이 맞다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봉사나 기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보도 부족하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 의지만큼 선뜻 기부하기가 어렵죠. 그러한 분들이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구매자들의 반응은 양분됩니다.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기꺼이 참여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거부반응을 보인다거나 차라리 그 만큼 휴대폰 비용을 깎아 달라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어느 날인가 휴대폰 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손님이 저희 매장에 다시 찾아오셨어요. 복지관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그 손님께 보냈는데 편지와 함께 보낸 것 같았어요. 그 손님은 앞으로 지속적인 기부를 하고 싶다며 복지관에 대해 소개해달라고 하셨지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천남구장애인복지관” 이라고 써있는 현수막 때문인지 장애인 고객들이 가끔 찾아오세요. 사실 다른 매장은 의사소통의 문제 때문에 장애인 손님을 힘들어 합니다. 최근에 지적장애인 한 분이 비장애인 여성분과 함께 저희 매장을 찾아오셨어요. 장애인의 명의로 여성분이 쓸 휴대폰을 구매하기 위해 오신 것입니다. 요즘 핸드폰깡(신용카드로 휴대 전화를 산 뒤 곧바로 그것을 팔아서 현금으로 돌려쓰는 일로 휴대전화를 둘러싼 범죄에 많이 이용된다.)이라는 것이 있어서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잘못하면 장애인 분이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거든요. 그래서 이것저것 캐묻고 구매를 막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결국 그 곳에서 휴대폰을 구매한 것 같았어요. 그 후로 며칠 동안 정말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예수님을 섬기는 것

“저는 원래 카톨릭 신자입니다. 제가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네 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 때문입니다. 더 젊은 시절 예수님을 섬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물론 미사를 드리고 십일조를 바치는 것도 예수님을 섬기는 것이지만 신앙인으로서의 삶은 어떤 것인지, 진정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섬기는 것을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긴 고민 끝에 결론은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복지관과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그 인연을 지속하는 것은 친구처럼, 형처럼, 동생처럼 대해주는 복지관 식구들 때문입니다. 즐거운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함께 상의하고 나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사실 봉사와 기부라기보다는 제가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에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나눔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그의 마음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의 바람대로 나눔이 우리 삶의 일상이 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