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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를아시나요

“갈등의 현실을 인정하고 끌어안는 교회, 성공회”

“갈등의 현실을 인정하고 끌어안는 교회, 성공회”


 

지난 회에“성공회는 교회인가요, 성당인가요?”라는 글이 실리고 나서, 한 신부님께서‘정확히 말해서 교회는 회중을 뜻하고, 성당은 예배당처럼 장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개신교회나 천주교회 모두 공식적으로‘교회’라는 명칭을 쓰니,“교회이냐, 성당이냐?”는 질문은 틀린 것이라고.

적절한 지적을 해주신 신부님의 의견을 여러분께도 알려 드리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알 수 있는 성공회의 특징 하나를 알려 드릴까 합니다. 성공회는‘갈등이나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교회’라는 특징을 말이죠.

여러분은 가끔 성공회에 대한 뉴스를 보시나요? 지금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시다면,‘성공회’라고 검색해 보세요. 아마도‘성직자 납세 결의’부터‘동성애 성직자 서품’까지, 국내외에서 종교와 관련된 민감한 이슈에는 항상 성공회가 관련되어 있음을 아시게 될 겁니다. 물론 짧은 뉴스나 인터넷 정보들이기에, 실제 내용하곤 별 상관없는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요.

그런 뉴스나 인터넷 정보를 접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그런 것들을 보면,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각색되어 나오는 건 늘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갈등의 현실을 인정하고 끌어안는 교회’인 성공회의 특징을 잘 말해주기에 크게 흥분하지는 않습니다. 삶에 있어 민감한 이슈나 갈등거리를 마주하고 참여하는 교회가 겪어야 할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처럼 성공회는 갈등을 피하거나 숨기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갈등이나 다름이 있는 것을 없는 척 하거나, 획일화해서 단 하나의 정답만을 가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갈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대화와 토론을 시작합니다. 갈등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쯤에서 지난 회에 대한 의견을 주신 신부님과의 일에 대해 좀 더 말씀드려야겠군요. 저는 그 분의 문제 제기에 끄덕거렸습니다. 충분히 이유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에 대한 제 의견을 밝혔죠. 이런 면에서는 동의하나, 이런 면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그렇게 토론을 시작했죠. 성공회, 삶에 대한 예의와 토론이 있는 교회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