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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선교기관소개

성북나눔의집 ‘꿈틀도서관’

작지만 아이들 꿈의 크기만큼 큰 도서관,  사람향기 가득한 마을공동체를 꿈꾸다.

성북나눔의집 ‘꿈틀도서관’ 


 



종암로 214-6번지 지하1층, 지상 3층의 다세대 건물에 자리잡은 성북나눔의집 1층에 아담한 도서관이 있다. 성북나눔의집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틀도서관이다. 15평 남짓의 조그만 도서관이지만 아이들과 지역주민의 꿈과 희망의 크기만큼이나 커다란 꿈틀도서관...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이라는 패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백화점과 병원 등 커다란 건물들 속에 오아시스처럼 자리잡은 꿈틀 도서관에는 취재시간 내내 아이들과 엄마들이 드나들었다. 자연과 생태, 평화 꿈터공부방(현재 솔샘공부방)에서 함께 시작된 작은문고로 부터 독립하여 지난 2007년 3월 지금의 꿈틀도서관을 공부방과 분리, 운영하고 있다. 꿈틀도서관은 사람들이 만나는 사랑방과 같은 곳을 꿈꾼다. 책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책과 사람이 만나는 지역공동체의 구심점답게 꿈틀도서관은 동네사람들의 약속장소,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곳, 그야말로 오다가다 들러보는 사랑방이 되어 있었다. 작은 도서관 답지 않게 육천여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고 469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전체가 필요하다.




꿈틀도서관을 운영하는 김정숙 이모는 사서이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모라고 부르는 모습이 이채로왔다.


‘이전에 일하던 도서관에서는 자료정리만 했어요. 보람을 느끼기 어려웠죠. 그래서 꿈틀도서관은 떠드는 것이 익숙한도서관, 사람과 사람, 책과 사람이 만나는 따뜻한 사랑방과 같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 편안한 곳이 되기 위해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이 아닌 이모라고 부르기를 강요(?) 했어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전체가 필요하다는 철학으로 아이들 뿐 만 아니라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 어르신 모두가 이용하는 도서관, 마을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그저 구호가 아닌 현실로 발현되고 있음을 꿈틀도서관을 찾아온 한 어머니의 말을 통해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과 유치원에다니고 있는 두 딸을 키우면서 도서관을 찾은 어머니의 말이다. 

‘아이가 학교도서관보다 이 곳을 더 좋아해요.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립니다. 딸아이가 그림을 좋아하는데 집에서는 깨끗한 종이가 아니면 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하지만 이 곳에서는 폐지(이면지)에도 서슴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맘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 곳을 제 딸아이는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더군다나 2층과 3층에는 공부방과 청소년센터가 있어 가끔 언니, 오빠들이 동생처럼 잘 대해줘서 그런지 항상 놀러오곤 하죠.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엄마들도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이 곳은 저희들의 쉼의 공간이도 합니다. 그래서 여기가 우리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하죠.’


7살짜리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엄마의 말을 거든다.‘맘껏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환히 웃었다.

 


 


사람냄새 가득한 마을 사랑방으로 자리매김



이 곳을 이용하는 아이들과 엄마들, 아빠들은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보다 꿈틀도서관의 이용을 더 선호한다. 요즘처럼 이웃 간의 교류가 없고 개인화된 세상 속에서 사람냄새 가득한 꿈틀도서관에 애착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구청의 지원으로 마을사람들과 아이들이 함께 막걸리도 담구었다고 했다. 

꿈틀도서관은 단지 책을 대여하고 읽는 도서관의 기능 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책잔치와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타의 도서관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지만 꿈틀도서관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들이 네트워크로 묶여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특별하다. 특히 책잔치와 같은 프로그램은 한 해의 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한다. 올해는 엄마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체험도 하는 시간을 갖는데 아이들과 부모 모두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얼마 전 독서멘토가 한 가정을 찾아갔습니다. 근데 다짜 고자 아이가 울더군요. 옆에 계시던 할머니도 함께 우는 것이었어요. 복지관 선생님이 지시한 과제를 해내지 못해 혼이 났다고 했어요. 이렇게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엄마, 아빠처럼 된다고... 하지만 그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없는 아이였지요. 복지관 선생님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고 아이를 위해 한 것이었겠지만 아이는 이해하지 못한 듯 해요. 독서멘토가 그 날 아이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조금은 위로가 된 듯 했어요.’


이처럼 독서멘토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서지원에 목적을 둔다. 일주일에 한번씩 가정을 직접방문하여 함께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먹거리도 나눈다. 현재 인근 3개 초등학교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에 핵심에는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꿈틀돗관의 김정숙 이모는 앞으로의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한사코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이보다 더 큰 도서관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온 동네사람들이 서로 서로 잘 알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박해 보이는 그녀의 말의 이면에는 각박한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 있었다. 그래서 이미 꿈틀도서관이 이루고자하는 마을공동체의 꿈은 이미 현실로 커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 아이를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을학교를 꿈꾸는 꿈틀도서관! 그 곳으로 부터 진정한 마을공동체의 희망을 찾아본다.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종암로 214-6 연락처 : 02)941-5639